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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수어 동영상을 제작하면서 대진 2018.09.26
첨부화일 : 없음
유난히도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던 8월 어느 날 밤, 아내가 깨워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내가 자꾸만 손으로 사방팔방 휘저으며 불교용어인지 뭐라고 하는데 아픈 거 같으니 병원에 가보자는 것이었다. 그만큼 나는 원심회의 수어 동영상 제작사업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2017년부터 시작된 2년 동안의 장기 프로젝트인 불교우화 ‘백유경’ 수어 동영상 제작사업. ‘백유경’ 중 30편을 선별하여 수화언어로 번역 작업을 장기간 계속 하다 보니 잠이 들었을 때도 습관적으로 수어 영상의 모델로 촬영 중에 있었던 모양이다.

2년 가까이 백유경이라는 경전의 세계에 푹 빠져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을 한 적이 있는지 살펴보고 사는 내 자신이 ‘참 좋은 책을 만난 인연이구나!’라고 생각하였다.

백유경은 5세기경 인도의 상가세나스님이 여러 대승경전 가운데서 100가지 비유(지금은 98가지만 전해져 내려옴)를 가려 뽑고 스님의 제자 구나브리다 스님에 의해 한문으로 번역 한 것을 한국의 동봉 스님이 한글로 번역하셨다.

백유경 수어 동영상을 제작하게 된 동기는 원심회 수어법회 때 백유경 중 한 편을 수어로 풀어서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본 회원들이 수어 영상으로 만들어 좀 더 많은 농인들에게 전달하면 청각장애인(농인)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부처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지 않겠냐며 농인 포교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제작하자고 했다.
백유경 제작에 관한 이야기는 몇 년 전부터 나온 이야기지만, 우선적으로 만들어야 할 불교수어 영상들이 있었기에 순차적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드디어 2017년 작년부터 수어회의와 시나리오 작업 등 촬영에 들어갔다.
들뜬 마음과 기대를 갖고 촬영에 임했지만 수어 대본에 미진한 부분들이 발견되고 또 개인마다 해석이 달라서 끊임없이 회의를 거듭하게 되었다. 정말 어깨가 무거워졌고 어떻게 하면 생동감 있는 수화언어로 부처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지 매일매일 이 책 저책을 찾아보며 고민하고 또 집중하였다.

제일 어려운 것이 불교용어였다. 깨달음, 중도, 열반, 무상, 법상 등등 이런 용어들을 예를 들면서 수화언어로 해설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촬영 내내 어려운 고비가 있었다. 번역작업이란 정말 할 때마다 너무나 힘들고 갖가지 에피소드도 넘쳐나는 등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다. 어쩌면 내 생애 마지막 작품이 될 수도 있다는 각오로 다부지게 촬영에 임한지 1년 8개월여... 백유경 30편을 촬영했다. 물론 앞으로 원심회 창립30주년 기념법회가 열리는 그 날까지 수어대본 완성 및 편집, 시디제작 등 여러 단계가 남아있다. 이 작업들을 도맡아 하는 원심회 수어통역사 선생님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백유경 30편을 완성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조계사 주지스님과 원심회를 후원해주시는 모든 후원회원 여러분, 그리고 말없이 지켜봐주시고 힘을 모아주신 원심회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지난 2년 동안 이 중요한 사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지해준 나의 가족에게도 감사합니다.
백유경 수어 동영상이 많은 청각장애인들과 수어통역사에게 알려지고 보여져 이를 계기로 청각장애인들도 부처님 말씀을 좀 더 쉽고 즐겁게 접하며 부처님의 올바른 가르침에 한 발자국 나아갔으면 합니다.

끝으로 백유경을 지으신 상가세나 스님의 말씀을 옮기며 마치겠습니다.
“내가 이제 이 논(論, 백유경)을 지으면서 우스개를 많이 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해친 것 같지만 나뭇잎을 싼 아가다 약(진실)처럼 약을 상처에 바른 뒤에는 나뭇잎(우스개 말)은 버려야 한다. 우스개 같은 말은 겉에 싼 나뭇잎과 같고 진실한 이치는 그 속에 있나니 지혜가 밝은 사람은 바른 이치를 깨달아야 하며 우스개 같은 말은 버려야 하느니 존자(尊者) 상가세나는 치화만(어리석은 사람들을 위한 꽃 목걸이)을 지어 이것으로 마친다.”

-나무 석가모니불-


불기 2562(2018)년 11월 대진 합장
일원 : 김경환회장님의 노고에 먼저 존경을 표합니다. 많은 청각장애인분들께서 백유경 수화동영상을 보시고 잠시나마 위안 받으시고 지혜 얻으신다면 그것만큼 이익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회장님을 비롯 원심회분들의 인내와 원력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이루어 내었습니다. 너무 감사드리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8-10-15 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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